미래의 나에게

to my future self

제목[이재훈] 박물관을 생각해라.2016-03-07 11:57

여름 뙤약볕에 목을 상해가면서 깎은 잔디를 쌓아 끌던 때를 떠올려라.

큐레이터 선생님들 잔소리를, 사리에도 안 맞는 말을 들으면서

십몇 킬로짜리 토기유물을 수레에 실어 모시던 때를 떠올려라.

남 주사, 김 주사의 호들갑에 이유 없이 화단을 갈아엎고

생나무를 뿌리째로 퍼옮기다 허리를 다칠 뻔한날을 기억해라.

공사판의 버린 돌덩어리를 주워서 끌어안고 오던 날을 기억해라.

관장의 별 것도 아닌 사무실을 꾸밀 때 몇 푼 인건비를 아끼려고

우리를 시켜서 그 무거운 사전들을 옮기라 할 때를 떠올려라.

그 날 우리가 아무 감사의 인사도 듣지 못했음을 떠올려라.

그런 곳을 우리도 있다 나왔다.

그러니 오늘 이것도 우리는 할수 있다.


사람은 걸으면 앞으로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