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나에게

to my future self

제목[엄동영] 2021년의 내가2021-08-23 16:17

미래의 나.

이미 그림을 그리겠다고 마음을 먹은지 10년인데

미래의 너는 20년쯤 됬을까 싶네

내가 나를 아는만큼 너가 다른 길을 갔어도 그림을 포기하진 않았겟지

그리고 지금 내 실력을 보면서 이불킥을 할거야

나도 10년전의 나를 보면서 처참했구나를 계속 느끼는데..

이제는 내가 그리는 그림에 만족하니?

아마 못 할것같은데

그래도 지금 그리는 게 봐줄만하네 정도는 평가는 해줬으면 좋겟다.

하기 싫어질때 지금의 나를 생각해

언제나 하기싫지, 내 그림을 이것밖에 못그리면서 무슨 그림을 그린다고

그래도 하고 싶은건 항상 같으니까.

내가 상상하는 걸 그릴뿐이니까

너도 그럴거라고 생각해

사람은 잘 안바뀐다잖아?

2021년의 나는 메모장에 적어둔 어디서 봤던글을

인용해서 복붙할게

인생은 거대한 퍼즐이다


끝이 보이지않을만큼 많은 조각으로 이루어진 긴 퍼즐이라고 할때

아주 작은 조각 하나만 잘못넣어도

그 다음 조각도 못넣게되고 그 다음 조각도 못 넣게되고 완전히 다른 그림이 된다.

인생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때는 뽑기에서 게임기가 안 나와서 속상하고

중학교때는 짝사랑하는 옆반애가 남자친구 생겨서 속상하고

고등학교때는 수능 찍은거 다 틀려서 속상하고

대학교때는 비트코인 초반에산거 바로 팔아서 속상하고

그때는 그 일들이 비극이라고 생각했지만

단 하나라도 이루어졌다면 지금 내 삶 전체가 바뀌었을수도 있는거다

만약 초등학교때 뽑기에서 게임기가 나왔다면

길에서 게임하면서 걷다가 오토바이에 치여 불구가 되었을지도 모르고

중학교때 짝사랑하는 옆반 애와 사겼으면

속도위반으로 사고쳐서 서로 인생 꼬였을 수도 있고

고등학교때 수능 찍은거 다 맞아서 더 좋은 대학에 갔다면

캠퍼스에서 만난 내 사랑하는 여자친구는 영영 모르는 사이였을수도있고

비트코인을 안 팔고 갖고있었다면

나 스스로를 투자천재라고 생각하며 번 돈 전부 옵션에 넣었다가 자살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힘들고 분하고 억울한 상황들도 버티기 수월하더라.

억울한 상황이 없었다고 해서 내 인생에 딱 그 상황 하나만 지워지는 것이 아니며

그상황 하나가 빠진 자리에 다른 조각이 들어갔다면

퍼즐 전체가 완전히 엉망이 되어 처음부터 다시 맞춰야하게 됐을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또 지금의 내 삶이 완전한 엉망이 아닌것 자체만으로도 그동안 비극이라 생각한 모든 상황이 최고의 행운이었을 수도 있다.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이제 너의 경험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의 내가 이 글로 너에게 하고싶은말은
내가 보내고 있는 시간이 미래의 너가 판단하기에 맞는 조각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이 조각이 후회하지않을 조각이길 바래